자유와 정의의 나라/신학 이야기

베이컨의 '신논리학'의 '우상론'

아우구스티누스 2011. 11. 23. 19:50

                 베이컨의 '신논리학'의 '우상론'

 

    베이컨(Francis Bacon,1561-1626)은 제임스 1세(James I, 1566-1625, 재임기간 1603-1625)와 거의 동시대 사람으로 영국의 수필가이며 철학자이고 정치가이며, 귀납법논리의 창시자, 영국 경험주의 철학의 창시자, 근대과학의 아버지다. 권력을 가져야 자연과학연구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1584년 엘리자베스 1세([Elizabeth I, 1533-1603, 재임기간 1558-1603) 국회의원을 지내고, 제임스 1세 통치하에 사법장관, 검찰총장, 대법관 등을 지낸다. 그는 자신의 저서를 제임스 1세에게 헌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편지를 함께 보낸다.“이성의 경계를 확장하고 인간의 운명에 새로운 가치를 선물하는 일이야말로, 만인 중 이성의 가장 위대한 주인이시며 시혜의 주관자이신 폐하께 가장 어울리는 봉헌이나이다." 제임스 1세는 이 헌정 편지에 크게 흡족해하며 답장까지 보낸다.

 

    하지만 60세 되던 1621년 5월 베이컨은 뇌물수수를 포함한 20여 건의 부패 혐의로 고소당해 제임스1세와의 밀월관계는 끝나고, 의회의 탄핵을 받아 관직과 지위를 박탈당한다. 실제로는 벌금면제헤택은 물론 런던타워의 감금생활도 며칠밖에는 하지 않고, 다만 관직으로부터는 영원히 추방되는 것으로 종결짓는다. 그는 자신이 받은 재판과 그 선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최근 50년 동안 영국에 있어서 가장 공정한 재판관이었다. 그러나 나에 관한 재판은 최근 200년 동안 영국에 있어서 가장 공정한 재판이었다."

 

    베이컨은 권력과 영광의 정점에서 내려와 실의 속에서 연구에 전념하지만, 빚에 시달려야 했고 아내가 불륜을 저질러 사실상 이혼 상태가 된다. 그의 죽음의 원인도 자신의 학문의 태도와 관련있어 매우 흥미롭다. 그는 1626년 3월, 여느 때처럼 마차를 타고 진료 받으러 런던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마차를 정지시켜 눈(雪)으로 부패를 지연시키는 실험을 하기위해, 닭을 구해 죽인 뒤, 닭의 사체 안에 눈을 넣고 바깥도 눈으로 덮어두고, 마차에 올라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극심한 오한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집까지 못가고 근처 아룬델 백작의 집에 머물며 회복되기를 기다렸으나 병세가 악화되어 1626년 4월 9일 부활절 주일 아침, 세상을 떠난다. 그가 남긴 재산은 7천 파운드였고 빚은 2만2천 파운드다.

 

 

    그는 천동설신봉자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연역법(대전제를 바탕으로 개별적인 하나의 사실을 이끌어내는 논리, 곧 보편에서 특수로 이르는 논리를 의미한다. 대전제-소전제-결론)과 같은 논리학은 아무런 쓸모도 없다고 판단해, 그 논리학인 '오르가논'(Organon)을 대신하는 새로운 논리학이 수립하여야 한다는 의도에서 '신논리학'(라틴어 Novum Organum 1620, 영어 New Organ)을 집필한다. 부제가 ‘자연의 해석과 인간의 자연 지배에 관한 잠언’인데, 이것이 시사하듯, 그는 인간이 자연을 알고 지배함으로써 실질적 이익을 얻기를 대망하는 마음에, 자연을 올바로 알기 위해서는 관찰과 실험에 근거한, 경험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방법, 귀납법(개별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결론에 이르는 방식으로 특수에서 보편으로 이르는 논리)을 최초로 소개한다.

 

    본서는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1부는 ‘지식은 권력이다’(라틴어 scientia est potentia, 독어 Wissen ist Macht, 불어 Savoir es Pouvoir, 영어 Knowledge is Power)와 ‘우상파괴’를 다루고 있으며, 제2부는 귀납법에 대한 소개와 그 활용 예를 설명한다. 본서의 표지 아래쪽엔 "많은 사람들이 읽고 깨쳐 잘 알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나 갈팡질팡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공동번역)라는 구약성서 다니엘서12장 4절이 라틴어로 기록되어 있다.

 

    먼저‘지식은 권력이다’라는 말을 상고해보자. 중고등학창시절엔 '아는 것은 힘'이라고 배웠다. 베이컨이 말하는 아는 것, 곧 지식은 자연과학지식, '자연의 의문'(Interrogation of Nature)을 의미하기 때문에‘자연을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변형할 수 있다. 그에 의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은 인간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르나 자연에 적용될 수 없다고 본다. 그 까닭은, 삼단논법은 정신의 예단(예상, 직감)이지만, 귀납법은 자연의 해석이며, 여기엔 독단론과 회의론이 배제되기 때문이다.

 

    사실 베이컨이 살았던 시대는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사고보다는 미신적이며 우매한 사고가 지배하던 시기라 과학발전이 더딘 때였다. 예를 들면, 어떤 동굴에서 소리가 나면, 과학적 원리에 입각하여 동굴구조와 대기가 얽혀 나는 소리에 의한 바람소리라는 것을 이성적으로 파악하게 되면, '탈주술화'하게 되어 두려움에서 벗어나 용기를 갖게된다. 그런데 동굴 속에 용 같은 환상적인 동물이 살고 있어서 소리가 난다고 해석하면 과학기술이 들어설 자리라 없다. 물론 21세기 관점에서 환경파괴라는 문제가 제기되겠지만, 그 당시엔 자연을 알고 지배함으로써 실질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자연과학지식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푹우가 내리고 천둥소리가 날 경우 그것이 자연현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있지만 천벌이라고 해석하면 인간의 잘못을 시정할 계기도 될 수 있다.

 

    베이컨은 '신논리학'을 통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은 네 가지 우상의 폐단에 젖어 있다고 주장한다. 우상(idola, false forms)이란 인간의 정신에 기생하는 다양한 오류, 곧 인간의 지성이 진리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편견을 의미한다. 그러면 그의 네 가지 우상에 대해서 살펴보자.

 

                       I. 종족우상(idola tribus, the idol of the tribe)

 

    이것은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BC 485?-BC 414?)의‘ 인간은 만물의 척도’(Man is the measure of all things)를 의미한다. 그런데 베이컨에 의하면 인간의 감각을 만물의 척도로 간주하여 자연에 근거없는 규칙을 상정하여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몽상을 낳고, 회의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주앙쯔(莊子)는 ‘장자’(莊子)의 내편(內編), 제2편의 제물론(齊物論)에서 당대 최고 미녀였던 마오치앙이나 리지를 보고 놀라 도망치는 금붕어를 가리키며, 당대 최고 미녀를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도 일종의 '종족의 우상'이라 할 수 있다.

 

    1951년 10월 1일 영국 '더 타임스'(The Times, London Times) 사설 '한국에서의 전쟁과 평화'(War & Peace in Korea)에서 이런 논평이 실렸다. "폐허가 된 한국에서 건전한 민주주의가 소생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쓰레기더미에서 장미꽃들이 피어나기를 대망하는 것이 좀더 합리적일 것이다"(It would be more reasonable to expect to find roses growing on a garbage heap than a healthy democracy rising out of the ruins of Korea). 이것은 영국이 홍콩을 계속 확보하려면 중국과의 전쟁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곧 '더 타임스'는 영국의 이익보호를 위해 한국의 운명을 무시하고 38도선휴전과 한반도분할을 지지한 것이다. 그런데 영국을 위한 한반도 폄훼의 기사가 나온 뒤 8개월 후 이승만행정부의 민주헌정질서의 유린으로 말미암아, 이승만정권의 꼬리표가 되고, 이러한 영국의 한국인에 대한 종족우상은 구미선진국의 한국인에 대한 비하로 이어진다.

 

    올 10월 18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5년간 포로로 억류된 샬리트 병사 1명을 구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포로 1027명을 석방한다. 이스라엘은 1대 1027 포로교환함으로써,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사람은 끝까지 사랑하고 보호해준다는 사상을 이스라엘국민들에게 인식시켜주고, 국민들로부터 애국심을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지난 2000년의 노예민족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주체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주권국가, 주인국가임을 전 세계에 선언함으로써 세계인의 이스라엘민족에 대한 종족우상을 파괴시킨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정부처럼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가? 납북자들에 대한 태도 및 도가니 사건처리에 대한 자세 등을 보면, 아니올시다라고 평가된다. 그래서 대한민국사람들은 주인형인데 반해, 그 지도자들은 노예형이라는 우상에서 탈피하지 못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국가대표 팀 감독으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었던 명장 히딩크(Guus Hiddink, 1946-)감독이 2008년 러시아감독시절 ‘죽음의 C조’에서 2006 독일월드컵 우승·준우승국인 이탈리아(3-0 승)와 프랑스(4-1 승)를 차례로 잠재웠던 강력한 우승 후보. ‘토털축구의 부활’이라는 찬사를 받을만큼 조직력과 전력이 막강했던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를 3-1로 잠재우고 4강에 진입하며, 구장을 찾은 네덜란드 축구팬들을 울음바다로 만든다. 그는 자기 조국 네덜란드와의 결전을 앞두고 이런 말을 한다. '난 (러시아의) 모든 선수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다. 여러분이 움찔하면 더욱 겁먹게 될 것이다. 나는 기꺼이 대(大) 매국노가 될 것을 자처한다."(Very proud of all, all, all the players. If you drop back, you get more scared. I hope to be a big traitor.).

 

    경기 후 마르코 반바스텐 네덜란드 감독은 “러시아는 오늘 승리를 거둘 자격이 있었다. 네덜란드보다 훨씬 경기를 잘했고. 수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러시아는 우승도 가능할 만한 전력이다”며 자국 선배 사령탑 히딩크와 지략 대결에서 완패했음을 인정한다. 러시아의 ‘키플레이어’ 아르샤빈은 “단 한명의 네덜란드 출신 감독이 11명의 네덜란드 선수들을 제압했다”고 평가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히딩크감독은 전형적으로 '동족우상'에서 벗어난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 cosmopolitanism) 실천자라고 할 수 있다.                 

 

                       II. 동굴우상(idola specus, the idol of the cave)

 

 

 

    ‘제 눈에 안경’, '속 알 딱지 없다' 등의 말처럼 인간개개인의 주관적인 성향과 경험과 가치관에 의거한 편협함에서 생기는 독단을 뜻한다. 곧 개인적인 편견이나 선입견을 의미한다.

 

    플라톤(그리스어 πλάτων Platon, 라틴어, 독어 Platon, Plato, 영어 Plato, B. C. 427?-327?)의 대화편의 제7장 '국가편'(그리스어 πολιτεία, politeia, 라틴어 res publica, 영어 state)은 소크라테스(Socrates, B. C. 469-BC 399] 와 플라톤의 형인 글라우콘(Glaukon)과의 대화인데, 거기에‘동굴의 비유’가 나온다. 베이컨의 '동굴우상'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의 각주다. 동굴속의 암흑세계는 감각적 인식세계이며, 동굴 밖의 세계는 예지계, 실재계, 이데아세계를 상징한다.

 

    주앙쯔(莊子)는 ‘장자’(莊子)의 외편(外編), 제10편의 추수(秋水)편에서 '징와즈지엔'(정중지와 井中之蛙: 우물 안 개구리)와 '동해바다 거북이'의 대화를 통해서 우물이라는 좁은 세상이 빚어낸 개구리의 좁은 소견을 비웃는다.

 

    조선이 일제의 먹이감으로 전락한 것은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조선은 엄연히 독립된 나라이고, 자국어도 있는 주체성있는 대문화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지배층 스스로가 소중화로 자처한 것이 큰 화근(禍根, source of trouble[calamity)을 불러온다.‘청일전쟁’직후 ‘시모노세키 조약’(下關條約, 馬關條約) 제1조의 내용, 곧 ‘청국은 조선국의 완전무결한 자주독립국임을 인정한다’(國ハ朝鮮國ノ完全無缺ナル獨立自主ノ國タルコトヲ確認ス因テ)는 것이 그것이다 . 그래서 쪽발이와 구미선진국에서는 조선이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말미암아 청나라에서 독립했다고 해석한다. 우리에겐 참으로 억울한 일이지만, 조선의 소중화정책은 타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반식민지상태로 비쳐진 것이다.

 

    송월주 스님은 1997년 ‘외채상환 금 모으기 범국민운동’ 때의 김수환추기경님의 일화를 이렇게 전한다. 추기경님이 금 십자가를 갖고 오셨기에, “십자가면 신앙의 상징인데…”라고 하자 추기경님은 “예수님은 몸도 십자가에 바쳤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죠”라며 특유의 미소를 보였다고 한다. 이것은 그리스도교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추기경님은 모든 인간에게 '하느님의 모상(형상)'(Imgo Dei)이 새겨졌다고 믿고 민주화에 온 몸을 바치셨다. 이처럼 본질을 깨달으면 동굴우상인 이데올로기를 초월해 희생과 섬김으로 살아간다. .

 

    의사, 벤처기업 CEO, 교수로 화려하게 변신하는 등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을 보여주며,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인 V3을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회사주식 60억원을 사원에게 무상수여하며, 미국기업으로부터 1000만달러의 인수합병제안을 받지만 그것을 거절하여 애국심을 보여주고, 희망공감청춘콘서트를 통해 청년들과 소통하는 사람이 나타나자, 한쪽에서는 시기와 질투로 폄훼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열광한다. 달을 보라고 손을 들어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본다는 것을 '견지망월'(見指忘月)이라고 한다.이것은 본질을 외면한 채 지엽적인 것에 집착한다는 뜻이다.

 

 

    국민들은 이 분에게서 이런 철학을 읽은 것이다. 조중동언론이 지난 날 일제의 시다바리 노릇하고, 해방후 철권통치의 정권나팔수역할을 하며, 힘없는 국민을 짓밟은 자신들의 지난 잘못을 감추려고, 자기들 잣대로 조작하여 구미선진국에선 통하지 않는 쌩뚱맞는 좌우파 개념을 만들어내어 국민을 이간질 시키는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고 상식과 비상식선에서 사고할 줄 하는 유연성, 기득권을 포기하는 도전정신, 국민에 대한 배려와 사랑, 투철한 국가관(애국심), 약자를 포용하는 겸손한 자세 등이다. 과연 우리나라 지배층 가운데 누가 이런 인격을 가졌는가? 지금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 가운데, 누가 이런 인격자그룹에 가까운가? 한명도 없기 때문에 그 인물에 열광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은 기득권을 포기하며 희생적이고 헌신적으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를 요한다. 정치권이나 언론들이나 매스컴은 손가락이라는 동굴우상 속에 갇혀있어서 달의 본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2만 불이 넘었고, 국민건강도 매우 양호하며, 문맹률은 거의 제로상태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선진국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단 하나의 문화유산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지 못했고, 중국은 5개만 등재되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훈민정음’(1997.10), ‘조선왕조실록’(1997.10),‘불조직지심체요절’(2001.09), ‘승정원일기’(2001.09), ‘조선왕조의궤’(2007.06),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및 제경판’(2007.06), ‘동의보감’(2009.07), ‘일성록’(2011.05),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2011.05)이 등재되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문화강국이 되었다. 그것은 또한‘한류’가 증명하고 있다. 한반도 크기도 영국과 거의 맞먹고, 경제영토는 세계최고의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작은 나라'라는 동굴우상에 갇히지 말고, 세계를 리드할 '대국'(大國)으로 여겨야 그 생각대로 이루어진다.

 

 

                                     III, 시장우상(idola fori, the idol of the market place)

 

    고대 그리스 장똘뱅이들은 잠실운동장보다 작은 광장인 '아고라'(agora)에서 권위에 대한 존중없이 민주주의와 평등의식에 입각해 입씨름하며 생활한다. 그들이 뱉어놓는 언어는 교류되는 과정에서 개념적 약속이 틀리거나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시장우상이란 언어의 부적절한 사용에서 오는 편견을 일컫는다.

 

    베이컨은 시장의 우상을 두 가지로 나누었는데, 첫째는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한 이름이고 둘째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정밀하지 못한 혼란스러운 정의만을 가진 이름이다. 전자의 경우 사람들이 용이나 봉황 또는 인어를 말로 표현하다보면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한다. 후자의 경우, 주앙쯔(莊子)의 ‘장자’(莊子)의 외편(外篇), 제 6편 천도(天道)편에 나오는 ‘수레바퀴를 깎는 장인(匠人)’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이는 실제로 경험하고 숙련하여 터득한 솜씨는 도저히 말로 전할 수 없다며 언어와 책의 한계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스도교에서 '악마' 또는 '마귀'라는 말의 그리스어는 '디아볼로스'(diabolos, 라틴어 diabolus, 독어 Teufel, 영어 devil)인데, '나누어진 것'(diabolon)에서 파생했다. 이런 의미에서 고찰하면 '악마' 또는 '마귀'란 편을 가르고 이간질하는 자를 일컫는다. 지금 주요언론 조중동이 구미선진국엔 통용되지 않는 짝퉁 이데올로기, 곧 좌우파개념을 만들어내 한국 사회가 혼란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다.

 

    한국의 최고신문이라고 자처하는 00신문사가 '평양시민 210만명 신상자료' 특종보도를 했지만, 다른 언론사는 물론 국민들도 관심밖이고, 오직 일본만 후끈달아오른데에 불만을 터뜨리는 기사를 보고 쓴 웃음을 지었다. 조중동은 국민의 정서를 전혀 모르는 것 같아 측은지심이 일어난다. 일제의 시다바리 노릇에 앞장 선 것을 감추려고 법정에 호소했지만, 일제의 충견이었다고 판결했다. 그러면 국민에게 대사과문을 발표하면, 우리국민들은 심성이 착하고 어질며, 우리나라 건국이념과 교육이념도 '홍익인간 이화세계'라 용서받고 국민화합이 일어날텐데, 오히려 자기 조상의 일제의 꼬봉노릇한 것을 지금까지 들추어내는 불효를 범하고 있다. 객관적인 국민정서를 모른채 자기의 시장우상속에 갇혀있다.

 

    뉴미디어가 등장하고 화려한 날개짓을 펼치며 훨훨날아오르자, 조중동은 자기들의 밥그릇이 쪼그라드니까, 자기들은 '정론'(正論)이고 뉴미디어에서 생산되는 이야기들은 '괴담'이라고 평가절하하는데, 지난 날 인권탄압과 철권통치시절 정권나팔수 역할을 하며, 자기들은 모든 혜택을 누리고,호위호식하며, 가정과 회사의 번영과 부를 추구했고, 지금도 강자앞에선 벌벌기고 그들 편에 찰싹 붙어서 그들 입맛에 맛게 기사를 쓰고 약자인 국민들은 잔혹하게 짓밟는 노예형 인간의 신문기사가 과연 '정론'인지 묻고싶다. 그것은 '시장우상'에서 나온 편견이요 '사이비언론'에 지나지 않는다.

 

 

    일제시다바리노릇을 즐거워하고 독도도 쪽발이것이라고 떠드는 한심한 군상들, 국내의 모든 비밀을 미국에게 넘겨주며 쩐 챙키는 미국좀비 같은 '얼빠진' 한국형 보수꼴통들이나 좋아하지, 국가를 사랑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경이 뛰어난 국민들은 더 이상 주류신문사의 기사를 믿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종북좌빨을 선호하고, 부국강병과 국가하면 경끼를 일으키며 아나키즘(anarchism)을 추구하는 한겨레와 경향도 국민 앞에 참회하고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그들의 기사도 '괴담'수준으로 끝날 것이다.

 

    지금 모인사와 그가 운영하는 00라디오가 20-40대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왜 그럴까? 좀 더 노골적인 표현을 한다면 국민들은 직위나 학벌에 상관없이 그 인사가 동굴우상 속에서 걸어나와 밝은 태양을 보며 뱉아놓는 언어의 게임, 곧 정신적인 포르노를 보면서 정신적인 쾌락을 느끼고 있다. MB정부, 주요언론, 꼴통보수, 종북좌빨 가운데 누가 국민의 정신적인 성감대를 자극해줄까?

 

 

    김수환 추기경님의 '김수환 이야기' 271쪽에 이런 글이 나온다. "난 1970-80년대 격동기를 헤쳐 나오는 동안 진보니, 좌경이니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정치적 의도나 목적을 두고 한 일은 더더욱 없다.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그래서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 편에서 그들의 존엄성을 지켜주려 했을 뿐이다. 그것이 가난하고 병들고 죄지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사시다가 마침내 목숨까지 십자가에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라고 믿었다" 60-80년대의 낡은 축음기에서 나오는, 구미선진국에 통용되지 않는 조중동이 만들어낸 짝퉁좌우파이데올로기인 시장우상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IV. 극장우상(idola theatri, the idol of the theater)

 

    16세기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극장은 연극이 공연하던 공간이었다. 관객들이 극작가, 시인들이 쓴 각본에 의한, 무대위에 꾸며진 가상적인 것을 보고 현실과 착각하여 환호하는 것처럼, 극장우상이란 교조, 학설, 인습적 공리(조건 없이 참인 것으로 가정된 명제), 전통적 권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데서 생겨나는 오류를 말한다.

 

    베이컨은 극장우상을 세가지 범주로 분류하며, 셋째가 가장 많은 해악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첫째는 인간의 상상과 약간의 경험이 혼합된 인공적 체계를 사실적 체계로 오인하는 것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둘째는 실험의 결과를 왜곡하는 것이다. 셋째는 과학에 신학과 종교적 미신을 도입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에 의하면, 물질의 근원은 물, 불, 흙, 공기이고, 물질의 성질은 축축함과 뜨거움, 마름과 차거움이다. 그는 관찰과 실험에 근거하지 않고 이성적인 추측으로 4원소와 성질이 섞이는 비율에 따라 수많은 물질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역사상 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연금술사는 없었지만, 그의 4원소설은 중세의 연금술을 낳고, 화학의 진보를 가져온다. 후에 영국의 화학자 ·물리학자 보일(Robert Boyle, 1627-1691)과 프랑스 출신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부아지(Lavoisier)에는 실험을 하여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잘못된 학설이라고 밝힌다.

 

 

    어느 나라나 극장우상이 존재한다. 우리의 경우 계몽 군주 세종대왕과 성웅 이순신제독에 신적인것과 인간적인 것을 적당히 배합시켜 미화해서 우상화하고 있고, 두 분이 말한 것은 비판하지 않고 무조건 수용한다.

 

 

    조선왕조의 성리학의 '정명'(正名)사상, 곧 '이름을 바르게 하는 사상'은 조선인으로 하여금 '내용'과 '실'(實)을 갖추게 하기보단 명분에 집착하도록 해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한다. 그런 '정명론'은 21세기에도 잔존하여 그 위력을 발휘하며, 현실론자, 온건론자, 협상파, 실용파는 회색분자로 매도한다.

 

    지난해 미국 LA의 경찰견으로 육성되기 위해 미국으로 분양된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들이 결국 경찰견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잦은 기분 변화와 지나치게 독립적인 태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견의 주요 미덕인 ‘팀워크’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돗개는 우리민족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한미FTA찬반에서 드러나듯이 변덕이 죽 끓듯 하여 금방 입장을 바꾸어버리고, 권위주의에 익숙해져서 윗사람에겐 지나치게 복종적이라 미리 알아서 그 자녀들에겐 병역을 비롯한 모든 혜택을 주고, 아랫사람이나 동료들에겐 하대하는 그 습성이 그대로 주인에겐 순종적이지만, 다른 개와 어울리기보다는 지배하려는 진돗개의 기질과 닮았다. 결국 문제는 권위주의 척결이다.

 

    구미선진국이 파트너쉽(Partnership)을 강조하는 수평적인 관계를 선호한다면, 우린 여전히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주나라의 위계질서를 닮으려는 성리학사상 때문에, 권위주의가 몸에 베었다. 그래서 구미선진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비즈니스하면, 수평관계가 수직관계로 변하니까, 한국인 직원들을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어 편안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백인에게 한국인은 호구다. 한국통치자는 국민을 사랑하고 섬기려하기보단 항상 권력기관을 통해서 국민의 자유를 통제하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부정부패부조리의 근원인 관행과 특혜는 권위주의의 소산물이다. 권위주의가 청산되지 않으면 진돗개가 세계의 개가 될 수 없듯이, 우리민족도 세계인으로 거듭날 수 없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와 올해 유럽재정위기로 이미 신자유주의의 자본주의 시대는 종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MB정부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듯이 대기업이 성장하면 대기업과 연관된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어 서민경제도 좋아지며 전체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성장우선론, 곧 '낙수효과'(落水效果, trickle-down effect)의 경제론을 고집하고 있다.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한국의 어느 재벌이 국민들을 위해서 돈을 쓰고 있는가? 오히려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를 잡아먹는 철면피들인데? ㅎㅎㅎ. 이미 대기업은 MB정부보다 권력이 강한 집단이 되어 정부의 권력기관들이 오히려 대기업의 눈치를 보고 있지 않는가? ㅎㅎㅎ. 여당은 부자증세의 상징인 ‘버핏세'(부유세)의 카드를 꺼내려고 하는데, 일제앞에 저항하지 않고 무조건 항복하며 국가를 팔아넘기고 자기들의 가문의 번영과 부를 지키려 했던, 애국심이라곤 전혀 없는 꼴통 보수들, 해방 후 인권탄압과 철권통치 때 국민의 인권을 대변하지 않고 오히려 그 정권의 나팔수역할하며 엄청난 혜택을 누려 지금은 거부가 된, 혀로만 국가사랑을 외쳤던 꼴통 보수들의 후예들이 가만있겠는가? 그들은 지난시절 자신들의 죄악을 감추기 위해, 시장경제를 흔드는 종북좌빨들의 정책이라고 절규할 것이다. ㅎㅎㅎ.

 

    그러나 이제 MB정부는 서민들을 부유케하여 대기업이 만든 상품을 사게하라. 115년전 1896년 7월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윌리엄 브라이언(William Jennings Bryan, 1860-1925)은 이렇게 주장했다. "부자들을 더욱 번창하게 하면 그들의 번영이 아래로 새어 나온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대중의 번영이 모든 상위 계급으로 치오르리라는 게 (우리) 민주당의 구상이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MB정부가 동반성장의 의지가 없다,고 직격탄을 닐리면서 브라이언과 비슷한 주장을 개진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익을 나누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멀티미디어의 개념을 최초로 제시하고 명명한, '디지털 전도사'로 유명한. 그리스계 미국인 IT학계의 미래학자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1943)는 1995년 기고한 칼럼을 모아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어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이 저서에서 "빵보다 노트북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16년 전의 말이기 때문에, 오늘의 언어로 재해석하면 "빵보다 뉴미디어가 더 중요하다" 는 의미다. 곧 정신세계인 정보가 물질세계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우린 압축성장으로 이룩한 선진경제강국을 강조하기 위해 민주화의 헌신과 희생을 과소평가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4.19혁명의 민주주주의 이념 위에 5.16쿠테타의 물질의 번영이 이루진 것이지, 그 역으로 환원될 수 없다. 우리의 사고나 플랜 속에서 제품이 나오는 것이지, 그 역은 이루어질 수 없는 거와 마찬가지다.

 

                                                                V. 나가는 말

 

     그리스도교 성서는 다음과 같이 우상숭배에 대해 경고한다.

 

    (1) 구약시대: 눈에 보이는 우상

 

    “3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4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 위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떠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 5그 앞에 절하며 섬기지 못한다. 나 야훼 너희의 하느님은 질투하는 신이다. 나를 싫어하는 자에게는 아비의 죄를 그 후손 삼 대에까지 갚는다. 6그러나 나를 사랑하여 나의 명령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그 후손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푼다.”(출애굽기 20:3-6. 공동번역)


    “4이방인들이 섬기는 우상은 사람이 은붙이 금붙이로 만든 것, 5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6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코가 있어도 맡지 못하고 7손이 있어도 만지지 못하고 발이 있어도 걷지 못하고 목구멍이 있어도 소리를 내지 못한다. 8이런 것을 만들고 의지하는 자들도 모두 그와 같으리라”(시편 115: 4-8. 공동번역)

 

    (2) 신약시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상


    “그러므로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골로새서 3:5, 개역한글)

 

    (3) 권면

 

    “여러분은 과거에 이방인들이 즐겨하던 일을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곧 방탕에 빠지고 욕정에 흐르고 술에 취하고 진탕 먹고 마시며 떠들어대고 가증한 우상 숭배를 일삼아 왔으니 그만하면 족하지 않습니까?“(베드로의 첫째 편지 4:3. 공동번역)

 

    “자녀들아 너희 자신을 지켜 우상에서 멀리하라“(요한1서 5:21. 개역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