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정의의 나라/신학 이야기

경향신문 “이준구 ‘토지 사유재산권은 신성불가침한 존재 아니다’”에서 발췌

아우구스티누스 2018. 3. 23. 17:46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토지를 포함한 어떤 종류의 사유재산권도 신성불가침한 존재는 아니다”며 “(우리사회의 숱한)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토지공개념 명문화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부동산을 투기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의 사유재산권까지 신성불가침의 존재처럼 떠받들어 줘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하게 이같이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토지공개념’을 대통령 개헌안에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부동산으로) 그렇게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데 누가 구태여 위험을 부담하고 혁신을 해서 돈을 벌려고 하겠느냐”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사회를 휩쓸어온 부동산 투기 바람은 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가로막는 암적 존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의 건전한 발전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 필요한 것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꺾는 일”이라며 “부동산을 사두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없어야 비로소 개인과 기업이 건전한 경제활동에 눈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헌법 23조2항과 122조의 사례를 들며 “기존 헌법에 명시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토지공개념을 의미하는 구절이 포함돼 있다”며 “이를 명시화해 의문의 여지없기 분명하게 만들자는데 무슨 반론이 있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가진 자들이 토지공개념을 반길리 없다”며 “그들이야 자기 마음대로 투기하고 마음껏 돈을 벌 수 있는 구도를 당연히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니 시장주의니 하는) 공허한 이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라며 “토지공개념 확립없이는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을 수 없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한 우리 삶의 질에 획기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