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타마 싯다르타의 ‘탄생게’의 의미!
내일은 붓다탄신일이다.
역사적 고타마(瞿曇) 싯다르타(悉達多)가 신앙의 붓다(Buddha; 佛陀; 진리의 체현자라는 의미의 ‘여래 如來’; 존칭으로서의 ‘세존 世尊’ 또는 ‘석존 釋尊’)되기 전, 곧 마야부인(摩耶)의 뱃속에서 태어나자마자 외쳤다고 하는 게송, 곧 탄생게(誕生偈)에 대해서 살펴보자.
‘전등록’(傳燈錄), ‘방광대장엄경’(方廣大莊嚴經), ‘서응경’(瑞應經), ‘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 등의 경전에 수록된 글의 형식은 다소 다르지만, 의미는 동일하기 때문에, ‘전등록’에 기록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석가모니불이 태어나자마자 한 손은 하늘을, 한 손은 땅을 가리키고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며 사방을 둘러보며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고 말씀하셨다”(釋迦牟尼佛初生 一手指天 一手指地 周行七步 目顧四方曰 天上天下唯我獨尊)
위의 내용 가운데 ‘일곱 걸음’과 ‘천상천하유아독존’에 대해서만 살펴볼까 한다.
1. ‘일곱 걸음’을 걸어갔다는 것은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육도’(六道; 육취 六趣; 육계 六界; 육범 六凡)의 윤회에서 벗어나 극락(極樂; 안양 安養; 안락 安樂; 무량수불토 無量壽佛土; 무량광불토 無量光佛土; 무량청정토 無量淸淨土; 연화장세계 蓮華藏世界; 극락정토 極樂淨土; 서방정토 西方淨土; 불국토 佛國土; 불찰 佛刹; 불토 佛土; 정토 淨土)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곧 붓다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육도’란 중생이 자신의 업에 따라 취하는 여섯 가지 생존양식을 의미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지옥도(地獄道)
그리스도교의 ‘십계명’과 유교의 윤리덕목인 ‘오상’(五常: 인의예지신 仁義禮智信)을 연상케 하는 ‘오계’(五戒: 처음 출가하여 승려가 된 ‘사미 沙彌’와 ‘재가 在家’의 신도들이 지켜야 할 가장 근본이 되는 다섯 가지 계율로, 사미오계는 ① ‘불살생 不殺生’: 살생하지 말라, ② ‘불투도 不偸盜’: 도적질하지 말라, ③ ‘불사음 不邪婬’: 사음하지 말라, ④ ‘불망어 不妄語’: 망년된 말을 하지 말라, ⑤ ‘불음주 不飮酒’: 술을 마시지 말라는 계목이며, 재가신도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데 사미오계의 ③의 ‘불사음’계가 ‘불간음 不姦淫’: 간음하지 말라’로 바뀌는 것뿐임)를 범할 뿐만 아니라 악업을 지은 자들이 가는 곳이다.
산스크리트 어(Sanskrit; 범어 梵語)로 지옥은 ‘나라카’(那落迦)라 하는데, 그것은 고통스러운 곳(不變), 또는 사방이 막혀 빠져나올 기약이 없는 곳(無幸處)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지옥엔 장소의 개념도 있다.
지옥은 수미산(須彌山: 산스크리트의 Sumeru의 음사로, 고대 인도의 우주관에서 기원한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상상의 산)의 사방에 있는 승신주(勝身洲), 섬부주(贍部洲), 우화주(牛貨洲), 구로주(俱盧洲)의 네 대륙 가운데, 남쪽의 섬부주 밑에 있다고 하며, 뜨거운 열로 고통을 받는 팔열지옥(八熱地獄; 팔대지옥 八大地獄)과 심한 추위로 고통을 받는 팔한지옥(八寒地獄)으로 크게 나뉘는데, 마치 단테 (Alighieri Dante, 1265-321)의 영원불멸의 거작인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 1308-1321)의 ‘지옥편’을 보는 듯하다.
1) 팔열지옥
① 등활지옥(等活地獄): 살생한 죄인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거의 죽음에 이를 정도로 뜨거운 열로 고통을 받다가도, 찬바람이 불면 다시 깨어나서 뜨거운 고통을 되풀이해서 받는 지옥
② 흑승지옥(黑繩地獄): 살생하고 도둑질한 죄인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온 몸이 뜨거운 쇠사슬에 묶여 톱으로 잘리는 고통을 받는 지옥
③ 중합지옥(衆合地獄): 살생하고 도둑질하고 음란한 짓을 한 죄인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뜨거운 쇠로 된 구유 속에서 고통을 받는다는 지옥
④ 규환지옥(叫喚地獄): 살생하고 도둑질하고 음란한 짓을 하고 술을 마신 죄인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끊는 가마솥이나 불 속에서 고통을 받는다는 지옥
⑤ 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 살생하고 도둑질하고 음란한 짓을 하고 술을 마시고 거짓말한 죄인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뜨거운 칼로 혀가 잘리는 고통을 받는다는 지옥
⑥ 초열지옥(焦熱地獄): 오계(五戒)를 깨뜨리고 그릇된 견해를 일으킨 죄인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뜨거운 철판 위에 누워서 뜨거운 쇠방망이로 두들겨 맞는 고통을 받는다는 지옥
⑦ 대초열지옥(大焦熱地獄): 오계(五戒)를 깨뜨리고 그릇된 견해를 일으키고 비구니를 범한 죄인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뜨거운 쇠로 된 방에서 살가죽이 타는 고통을 받는다는 지옥
⑧ 무간지옥(無間地獄; 아비지옥 阿鼻地獄): 부모를 죽인 자, 아라한을 죽인 자, 승가의 화합을 깨뜨린 자, 붓다의 몸에 피를 나게 한 자 등이 죽어서 가는 곳으로, 살가죽을 벗겨 불 속에 집어넣거나 쇠매(鐵鷹)가 눈을 파먹는 고통을 끊임없이 받는다는 지옥
2) 팔한지옥
① 알부타지옥(頞部陀地獄): 심한 추위로 몸이 부르튼다는 지옥(‘포 皰’지옥)
② 이랄부타지옥(尼剌部陀地獄): 매서운 추위로 몸이 부르트고 헐어서 피고름이 흐른다는 지옥(‘포열 皰裂’지옥)
③ 알찰타지옥(頞哳吒地獄): 매서운 추위의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여 소리를 지른다고 하는 지옥.
④ 확확파지옥(臛臛婆地獄: 심한 추위로 혀가 굳어져 오직 ‘확확’하는 소리만을 낸다는 지옥.
⑤ 호호파지옥(虎虎婆地獄): 심한 추위로 고통에 못 이겨 오직 ‘호호’하는 신음만 내는 지옥
⑥ 올발라지옥(嗢鉢羅地獄): 매서운 추위로 몸이 푸르게 변하고, 굽고 터져 수련의 푸른 꽃과 같이 된다는 지옥(‘수련 睡蓮’지옥)
⑦ 발특마지옥(鉢特摩地獄): 매서운 추위로 몸이 얼어서 터져 붉은 연꽃같이 된다는 지옥(‘홍연화 紅蓮華’지옥)
⑧ 마하발특마지옥(摩訶鉢特摩地獄): 매서운 추위로 몸이 몹시 얼어서 터져 큰 붉은 연꽃같이 된다는 지옥(‘대홍연화 大紅蓮華’지옥)
(2) 아귀도(餓鬼道)
아귀(餓鬼)란 한자는 굶주림 ‘아’(鬼)와 귀신 ‘귀’(鬼)로 구성되었는데, 글자 그대로 늘 굶주리는 귀신을 일컫는다. 큰 입으로 닥치는 대로 음식물을 삼키지만 목구멍이 바늘구멍만 해 제대로 먹을 수 없어 태산만 한 배는 늘 허기지는 귀신이다.
그래서 아귀도란 식탐이나 한없는 소유욕에 사로잡혀 아무리 재물을 모으더라도 항상 마음만은 가난하여 언제나 주리고 인색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생들이 가는 곳으로 늘 굶주림과 극심한 갈증으로 괴로움을 겪는 세계다.
(3) 축생도(畜生道; 축생취 畜生趣; 저율차 底栗車; 방생 傍生; 방생취 傍生趣; 횡생 橫生)
짐승으로 태어나서 고통을 받는다는 곳이다. 말 그대로 짐승처럼 생명의 가치나 우주의 법칙을 모르고, 인권탄압의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독재자나 전체주의자를 비롯해 타인에 대한 배려나 사랑 없이 약육강식의 천민자본주의, 배금주의(拜金主義; mammonism)를 추종하며 신앙하는 중생들이 가는 곳이다.
(4) 수라도(修羅道) 또는 아수라도(阿修羅道)
아수라는 얼굴이 셋이고 팔이 여섯인 싸움을 일삼는 나쁜 귀신으로, 아수라처럼 평화나 대화나 협력 보단 언제나 갈등이나 투쟁 또는 싸움이나 전쟁을 일삼으며, 영웅 대접받으려고 환장하거나 전쟁국가를 지향하는 호전가들이 가는 곳이다.
(5) 인간도(人間道; 인도 人道; 인계 人界; 인간계 人間界; 인유 人有)
삼악도(三惡道: 지옥, 아귀, 축생)를 초래하는 삼독(三毒: ‘탐욕 貪慾’, ‘진에 瞋恚’, ‘우치 愚癡’를 의미하며 줄여서 ‘탐·진·치’라고도 하는데, 탐욕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을 일컬음)의 마음을 지니는가 하면, 때로는 이것을 초월한 붓다의 마음을 지니며 살아가는 보통 인간들이 사는 세상을 말한다.
(6) 천상도(天上道; 천도 天道; 천상계 天上界; 천상 天上; 천계 天界; 천상취 天上趣; 천취 天趣; 천유 天有)
현생에서 5계(五戒)와 10선(十善)과 보시(布施) 등의 선한 업을 많이 쌓다가 죽으면 ‘육도’ 가운데 가장 좋은 세계(착한 세계)에서, 많은 복을 누리며 사는 곳이다.
2.‘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불교에선 그리스도교처럼 하느님형상(모상)(라틴어 imago Dei; 영어 the image of God)으로 지음 받았다는‘실존주의적 인간’ 개념이 없고, 고정 불변하는 실체로서의 나(實我)가 없다는‘무아’(無我; 산스크리트어 anātman 또는 nirātman은 我의 ātman; 영어 no-self)를 주장한다.
그러기 때문에 ‘육도’의 개념은 그리스도교의 인간관에서 수긍하지만, 불교의 인간관에서 수용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유아독존’의 ‘나’도 불교의 인간관에선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다소 긍정하면 연기적 관점에서의 인간관에서만 성립된다. 이것을 확대하면, 현생에 있는 인간이나 모든 생명을 가리키며, 이것은 생명과 인권의 존엄성을 가리킨다.
3. 붓다탄신일을 맞이하여 불자(佛子)들은 붓다의 ‘탄생게’의 의미를 부활시켜야 한다.
첫째, 약육강식의 천민자본주의, 배금주의를 추방시키고, 경제민주화에 기초한 복지국가를 완성해야 한다.
둘째, 자유, 정의, 평등, 평화, 행복 등의 생명의 문화로 부정부패부조리의 악의 구조를 뿌리 채 뽑아버려, 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
셋째, 대화와 평화의 방법으로 대한민국식의 남북통일 이루어 골드만 삭스가 예언한 대로, 미국과 대등한 국가가 되어, 전 세계에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공존공생상생의 철학을 보급하여, 이 세계를 낙원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