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미국 생물학자 Peter Turchin은 '제국의 탄생'(War and Peace and War)이라는 책에서 제국의 흥망성쇠의 비밀은‘아사비야'(Assabiyya, Asabiyah)의 존재여부와 그 수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아사비야'란 14세기 아라비아의 최대 역사철학가로 정치, 외교 방면에서 중요 역할을 한 Ibn Khaldun(1332-1406)이 자신의 저서 '역사서설'(Muqaddimah)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공동체적 결속과 내집단에 대한 의식을 강조하는 사회적 연대를 뜻하는 아랍어 개념이다.
이처럼 '아사비야'란 내적 통합을 이루고 사회전체가 공동의 목적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집단행동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자본인데, 우리나라 식으로 번역하면 '동질성'인 '우리이즘'(Weism)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역사를 살펴보면, '아사비야'가 높게 유지될 경우, 제국, 곧 로마제국, 몽고제국, 이슬람제국, 대영제국, 미국제국이 형성되었고, '아사비야'가 낮을 경우 모든 제국은 쇠망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아사비야'인 '우리이즘'이 높게 나타날 땐 1997년의 IMF사태의 금모으기이고,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응원문화'로 그 절정을 이루었다.
그런데 부의 축적과 편중인 부의 불평등으로 로마제국이 멸망했듯이, 1%의 상류층이 99%의 부를 독식하며, 국가를 좌지우지하면서, 자기들끼리 주도권을 놓고 싸우면 국가의 결속력은 약해져 쇠망한다. 이는 부의 불평등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약하게 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이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대한민국식 통일보다 조폭 김정은 체제식의 통일도 괜찮다고 생각해, 통합진보당에 표를 던진 사람들이 대략 10%라는 사실이다.
통진당 이석기의원이 최근에 우리나라 국가는 독재정부가 만든 '애국가'가 아니고 '아리랑'이라고 밝히며 우리사회를 이데올로기 장으로 몰고 간다. 참으로 천박(淺薄)한 이해 수준이다. '대한민국'의 국호와 '애국가'의 국가는 남북분단의 이전인, 지난 상해임시정부에서 결정한 것이다. 국가로서 애국가의 정체성을 부정하면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을 동시에 부인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수준의 역사적 지식이 없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됐다는 그 사실이 한마디로 우리 국민에게 엿먹으라는 의미다. 그동안 주사파 중심 진보 정당이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애국가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그 실체를 알 수 있어 다행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근간인 '우리이즘'이 무너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부의 불평등은 경제민주화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후폭풍은 뻔하다. 1%상류층은 구미선진국을 조국으로 생각하며 이민 떠날 갈 것이고, 99%서민만이 살인마 김정은체제와 피튀기는 전쟁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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